생각정리

일일 커밋 1년 회고

성중 2022. 12. 31. 15:54

2022년 커밋 기록

오늘은 2022년의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매일 커밋을 남기기로 결심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결론적으로 1년간 총 1840개의 커밋을 남기며 그 결심은 유지되고 있다

기업 현장실습을 했던 연초와 스프린트 및 여러 해커톤에 참여했던 시기가 눈에 띈다

 


개발을 처음 접했을 때, (현재는 인프런에 계신) 배민 개발자의 잔디밭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에도 일일 커밋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어차피 보여주기 식이다, 개발 실력과는 상관없다 등등..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뭐 하나 잘하는 것도 없는데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했었다

보여주기 식이면 어떠랴.. 실력과 관계없이 노력과 끈기만 있으면 가능한 거였으니까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강의 실습이나 알고리즘 풀이로 커밋 내용을 채웠다

 

알고리즘은 1년간 거의 매일 풀었는데 주로 프로그래머스와 리트코드를 사용했다

총 400문제 정도를 풀었고 프로그래머스에서 정답률 50퍼센트를 넘어가는 문제는 전부 풀었다

덕분에 구현 실력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잔디밭으로 여기저기서 실력과 별개로 고인물 취급도 받았다

부담스러웠지만 기대에 부응하려고 더 노력했었고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일일 커밋의 부담감

물론 일일 커밋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노트북을 켜고 공부하는 습관을 잡게 되는 것은 좋지만 목적 전치가 될 수 있다

기록을 모아 놓고 말 그대로 일일 커밋만 하거나, 부담감에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다

심지어 친구들과 여행을 가서도 노트북을 키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개발은 어느 정도 기본기를 쌓으면 공부할 내용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처음에는 필수 지식이 산더미지만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흥미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일일 커밋에 신경 쓰다 보면 그런 고민에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개발에 대한 열정이 예전 같지 않다

전에는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마냥 좋았고 그만큼 기술적인 것들에 집착했었다

빠르고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매일 최신 기술을 공부했었고, 주변 사람들에겐 늘 바쁜 친구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정말 무엇을 원했고 왜 공부하는지 잊어버리고 말았다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가 아닌 어떻게 만드는지에 매몰되었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일일 커밋은 중단할 예정이다

 

요즘은 문학을 읽고, 그림을 그리며, 일기를 쓰고 친구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있다

졸업까지 남은 한 학기동안 개발자로서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것을 천천히 찾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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