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sion

MODUCON 2023 - MODULAND 후기

성중 2023. 12. 11. 13:13

0.

"Share value, grow together" 모두의 연구소에서 연말 컨퍼런스인 MODULAND를 개최했다. 운영 철학에 맞게 특별한 조건 없이 무료로 참석할 수 있었다. 모두의 연구소는 비영리 커뮤니티가 성장한 케이스 중 디스콰이엇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형태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K-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선정되어 새로운 교육 과정도 제공한다고 한다. 동일한 시간대에 진행하는 세션 중 선택해서 들을 수 있었는데, 흥미로웠던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글로벌 AI 전쟁

1.

네이버에서 HyperCLOVA X 개발 센터장이신 하정우님의 발표 이후 서울 퓨처 포럼에서 뵀던 한상기 대표님과의 토론으로 이루어진 키노트 세션이었다. 

 

2.
딥마인드에서 측정에 꼼수가 있다지만 GPT-4를 능가했다고 발표한 Gemini는 2024년에 MMLU(Massive Multitask Language Understanding), 멀티모달 모바일 이식 가능성을 보여준다. 

3.

AGI는 누구에게는 GPT-4 수준, 누구에게는 더 엄격한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지금 뜨는 키워드는 인공지능이 혁신과 위험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 Frontier AI.  

 

4.
AI는 선의로 인간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안전에 대한 국제 공동 연대와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에 미국은 질서를 먼저 만들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고, 중국은 보편성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5.
내년 상반기는 '안전'을 명분으로 누가 AI 신질서를 잡는가가 관건. 우리나라 역시 모여서 형식만 챙기는 협회만 이것저것 만들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협력과 공동 연구를 하는 AI 전략 거버넌스가 필요해 보인다.

 

6.
AI 개발은 모델 크기와 데이터 양보다는 연산 횟수를 최적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 법률, 교육, 의료, 공공 분야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AI 활용을 연구하는 국가적 지원 정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7.

산업에서 미들 레이어의 기회는 점점 축소된다. 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AI는 기후, 경제, 인간 소외 등 범지구적 문제 해결에 강력한 도구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구소 운영하기

8.

모두연에서 의료 관련 AI 개발 및 학술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Medical AI LAB을 운영하는 이수정님이 맨땅에서 연구소를 만든 과정과 성공적으로 정착 시킨 경험을 공유했다. 해당 분야의 내용이 아닌 연구소 운영을 연구한(?) 세션.

 

9.
피터 드러커는 유능한 리더는 사랑받고 칭찬받는 사람이 아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리더십은 인기가 아닌 성과이다.

 

10.
연구소를 처음 만들 때는 만만하게 생각하기 쉽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대충 시간과 장소, 약간의 방향성만 있으면 무작정 잘 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11.
조직이 운영이 잘 안되거나 팀원들이 자기 능력을 다 못쓴다면 리더십의 문제이다. 모임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것과 구성원들의 개별적인 목적과 기대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12.
팀이 있는 이유는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함이고 리더가 있는 이유는 성과를 내기 위함이다. 좋은 리더는 명령을 하달하고 지휘하는 보스가 아닌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면서 성과를 내는 사람.

 

13.
커뮤니티에서 리더는 사실상 직급이 없는, 그럼에도 주위 사람에게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역할의 리더에 가깝다. 이를 잘 하려면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최선이다.

 

14.
사람들이 나를 잘 따르게 하려면 비전이 있어야 하고 / 나의 스타일을 잘 파악해 셀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 타인을 이해해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 협업의 시너지를 내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모임의 목표나 비전이 불분명하다면 그것부터 재정의 해야 한다.

 

15.
셀프 리더십을 키우려면 끊임없는 자기계발 / 트랜드 파악 / 나만의 명확한 기준 파악 (감정적으로 버튼이 눌리는 포인트) / 신뢰감을 주는 일관성 /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16.
사람들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일로 모인 거니까 일만 잘하면 된다는 마인드는 가장 흔하게 망하는 패턴이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생산성이 올라가고 싫어하는 사람과 있으면 생산성이 반토막난다. 또한 개개인의 활동과 노력에 '의미'를 찾고 싶어한다.

 

17.
물론 어느 정도 핏이 맞는 사람을 모집하는 것이 최선이다. 의사소통에 적극적이고 조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과감하게 제외.

 

18.
리더라면 매주 모두에게 짧게 근황이라도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자.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역할을 분담하거나 체계에 반영하자.

 

투자자의 시각에서 본 AI 트렌드

19.

모두의 연구소 정지훈 박사님의 세션. 역시나 현재 중요한 AI 이슈를 꼽자면 텍스트에서 이미지, 스피치, 3D, 로봇 등등 모든 것으로 확장되는 멀티모달이라고 한다.

 

20.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왔던 알파고가 딱 거기에서 그쳤던 이유는 일반인들에게는 유니콘같은 존재였기 때문. 세상을 바꾸는 것들은 배포되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사용되기 시작할 때 수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21.
ChatGPT는 뛰어난 접근성과 억 단위 트래픽을 받아내는 안정성으로 구르기 시작한 1년 만에 세상을 바꾸었고 앞으로도 바꾸어 나갈 것이다.

 

22.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통 엔젤/시드 투자는 7~10년, 대기업은 3년 정도의 주기를 두고 투자를 한다. 현재 시점에서 멀티모달 영역 확대의 수혜를 볼 기업을 예측해볼 수 있다. 

 

23.

크게 거대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과 특정 영역에 특화된 기업으로 나뉜다. 웨어러블 및 스마트 기기 등의 하드웨어나 예술, 문화, 의식주 등 모든 영역이 기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들도 할 수 있도록

24.

국내에서 생성 AI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 어비 님의 세션으로, 지금까지의 활동을 소개하며 사람을 모으는 인플루언서의 힘과 공유의 가치를 전파해주셨다.

 

25.
인플루언서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호감을 얻는지 잘 아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SNS 플랫폼을 활용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 채널의 영상들을 STT -> 번역 -> TTS 기술을 거쳐 모든 나라를 타깃으로 한다.

 

26.
생성 AI를 컨텐츠에 극한으로 활용한다. 텍스트 생성부터 발 빠르게 AI 전문 출판사를 만들어 사람들을 모집해 북카톤(1박 2일 출판 챌린지)을 열어 GPT로 베스트 셀러들을 찍어냈다. 이후 음원 생성에 있어서도 같은 방법으로 150곡 이상의 음반을 출시해 저작권을 따냈다.

 

27.
물론 AI와 저작권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논쟁이 있지만 본인의 줏대만 있다면 AI는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가지는 도구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들도 할 수 있게 하자는 철학 아래에서 무언가에 재미를 느낀다면 무조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세계 최초 DAO 만들기 실험

모두연 DAO 만들기

28.

블록 체인 관련 다양한 창업 경험이 있으신 한재선 대표님의 세션으로 자율조직에 대한 소개와 조직 구조, 기여 측정, 실현 방법 등을 다룬,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29.
모두의 연구소는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비상장 회사이다. 이 때 연구소나 스터디 운영의 대가로 미래에 현금화할 수 있는 비상장 주식을 준다면 이것이 장기 보상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조직화해 탈중앙화 자율조직을 구성할 수 있을까?

 

30.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서 기업은 주주가치 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 관계자의 가치, 나아가서 사회 전반의 가치 극대화를 추구한다. 고객은 플랫폼 시대의 핵심 이해관계자이며 콘텐츠의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고객의 역할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다. 

 

31.
무료 서비스나 수익 공유, 급여 등은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단기 보상, 주식 부여나 영업 이익 공유, 사업 및 브랜딩 참여 등은 고객 로열티를 강화하는 장기 보상이다. 보상의 균형을 맞춰 고객을 충분히 활용하고 대우해야 한다.

 

32.
고객 커뮤니티를 조직화하여 고객들이 사업에 기여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 이해 관계자를 사업의 강력한 우군(팬클럽)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33.
기존 DAO와 다른 점은 보상이 회사와 페어링될 때만 의미를 가지며 토큰이나 코인 형태가 아닌 주식이라는 점, 기여 측정과 보상 메커니즘이 따로 존재하며 완전한 탈중앙화보다는 합리적 조직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블록 체인 기반의 거버넌스와 정보 투명성의 장점은 살린다.

 

34.
DAO 거버넌스는 '멤버의 제안 > DAO 멤버들의 토론 > 투표 > 시행 > 결과 보고 > 피어 리뷰 > 보상 지급 승인' 과정을 거친다. 기여 측정은 인간의 개입 없이 최대한 정량적으로 측정하며 이를 투명하게 기록한다. 

 

35.
평가는 원래 모두가 만족할 수 없기에 불만이 나오더라도 사람이 아닌 합의된 측정 로직으로 가도록 한다. 협업 툴을 통해 소통하고 기여 측정 로직을 통해 보상을 지급한다. 그 외에 추가적인 포인트 제도로 조직 내에서만 가능한 혜택(평판, 굿즈, 행사 초대 등)을 제공한다. 

 

36.
정리하면 이해관계자 DAO란 주식회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회사의 이해 관계자를 DAO로 조직하는, 웹3 기술과 철학을 웹2 조직에 도입한 세계 최초의 실험이다. 모두연에서 내년 상반기 런칭을 목표로 연구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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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한 커뮤니티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커뮤니티 춘추전국시대에서 모두의 연구소 랩은 양질의 커뮤니티를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보금자리라고 생각한다. 세션 외에도 모두연 랩 부스에서 연구원들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해볼 수 있었고 몇몇 곳에 지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DAO 랩에 참여해 모두의 연구소에 기여하고 내가 운영을 돕거나 새로 기획하는 커뮤니티에도 DAO를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초개인화 시대와 사람을 모으고 운영하는 기술은 아이러니해 보이지만 서로 맞물려 있다.

 

본 내용은 모두의 연구소의 'MODUCON 2023'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